항공전의 판도를 바꾼 전술가 댄 페더슨 대령과 전략가 존 보이드 대령. 두 라이벌이 대표하는 공군과 해군의 전투기 조직 '전투기 마피아'와 '탑건'은 이미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었다.
1969년 (탑건의 교관) 멜과 사와츠키는 플로리다 주 틴달 공군 기지에서 강연했다. 존 보이드가 그 다음 차례로 강연하면서 자신의 이론을 소개했다. 유익한 논쟁이 뒤따랐다.
쟁점을 요약하자면 전투기에서 중요한 건 '조종사(소프트웨어)인가? 아니면 '하드웨어(전투기)'인가?
존 보이드를 주축으로 한 공군의 전투기 마피아는 후자를, 댄 페더슨을 주축으로 한 해군의 탑건은 전자를 택했다.
효과는 전자가 더욱 빨리 나타났다.
탑건은 미국 팬텀 전투기들의 무덤으로 악명이 드높은 베트남에서 해군항공대의 격추 교환비를 압도적인 우위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공군은 탑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내서 비웃음을 샀다. 당장은 말이다.
그러나 존 보이드가 주창한 하드웨어 이론은 훗날 전설적인 명작 전투기 'F-16'으로 결실을 맺었다.
터무니없는 가성비와 어느 조종사든 쉽게 조종할 수 있는 비행 성능을 모두 갖춘 F-16은 대량 양산 및 실전 배치되어 걸프전에서 미국의 제공권 장악에 크게 기여했다.
존 보이드와 댄 페더슨은 서로를 부정했지만, 끝내 조국을 위하는 마음은 같았던 애국자들이었다.
전투기 마피아와 탑건의 토론은 어쩌면 분명히 이론을 보완하는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