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 모니터 화면을 통해 류승연 작가의 연재 칼럼을 처음 클릭하여 읽은 순간, 나는 이 분 글에 바로 빠져들었다.
힘이 느껴졌다. 장애/비장애 아이를 동시에 키우고 있는 엄마라는 존재로서의 상황은 나와 같았지만 그는 내가 갖지 못한 어떤 원기옥을 하나 보유하고 있었다. 장애 당사자의 실제적 현장과 가족이 처한 현실에 대해 팩트를 기술+그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이 우선 내 답답했던 곳을 긁어 주었고, 무엇보다 중간에 잊을만 하면 자연스럽게 톡톡 등장해 주는 그 유머가 참으로 고마웠다. 가족의 장애가 있는 환경에 대한 글을 처음으로 진정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다. '언니 롤모델'을 드디어 한 분 찾은 것 같은 기쁨도 있었다. 그리고 아주 솔직히는, 경계선 발달장애인도 결국 비장애 주류의 환경에서는 낙인 찍히고 갈 곳 없기는 중증 장애인과 마찬가지이며 소속이 불분명하여 오히려 더 외로울 수 있다는 그의 글을 읽고 나서 특히. 우리 아이 경우가 최중증 장애가 아니어서 장애인 담론에서도, 비장애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도 늘 가능한 말을 아껴야 했던 오랜 서러움이 이해받는 느낌이었기에 진심으로 작가께 고마웠다.
신간 [아들이 사는 세계] 는 동환이의 초반 사춘기부터 중학생인 현재까지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교육과 환경이 발달장애인의 성인기에 대한 준비가 얼마나 되어있는지 고찰하게 해 주고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음을, 그래서 천천히 꾸준히 나아가야 함을 통렬하게 느끼게 한다. 최근 장애 가족 내담자들에게 들었던 여러 현실과 겹쳐지며 화나고 아프기도 했다, 그렇지만 세상이 멈춘 것이 아니기에 내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은 정성을 들여 가능한 오래 해야한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더 새기게 된다. 소설이 아닌데도 이렇게 여러가지 감정을 다면적으로 느끼게 되는 책은 흔치 않다. 큰 용기를 내어 오랜 시간 후에야 책을 마감할 수 있었다는 그의 소회를 들으니 또 고맙다.
류승연작가님 책과 글은 분명 소장 가치가 있다. 책장에 꽂힌 그의 책 4권을 바라보며 자랑스럽다.
저도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참 위대해 보입니다.
한편의 영화(?)+유의미한 영화(!)
+1
한편의 연극을 보는것 같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자세히 몰랐던 부분도 알게되어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선채내에서 안고 나오는 장면은 배우님의 절절함이 느껴져서 더 와닿았던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