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칼로리의 날들>, 그게 가능하다고, 의심을 품은 채 읽기 시작했다. 흔한 다이어트 성공담이거나 지독한 인간 승리로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을 갖게 된 사람의 이야기는 아니길 바랐다. 왜냐, 그건 남의 일이니까. 예감은 맞았다. 먹는 일의 기쁨과 슬픔, 오늘의 나를 만든 곡진한 누군가의 밥을 기억하게 했다. 다친 마음과 허기진 몸을 치유하는 따뜻한 에세이로 강력 추천하고 싶다. “불행과 미음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밥을, 그 단단한 온도를 기억해낼 테니까. 불편 듯 아무거나 붙잡고 원망하고 싶을 때 나는 그저 미움 덩어리를 꺼내 뽀송뽀송한 밥에 비벼, 따끈한 국물에 넣어, 훌훌 말아 먹으면 될 테니까.”-<0칼로리의 날들 중>
엽서랑 표지는 예쁜데 책이 너무 재미가 없었어요...OTL
실용서적이 아닌 에세이 장르인 건 알고 후원했는데
에세이에서도 적게든 많게든 정보를 얻어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근데 정말 책 읽은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소소한 정보도 얻은 게 없었고 재미도 없었어요ㅜㅜ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요.
다음 작품이 기대가 전혀 안 되서 재후원은 안 할 것 같아요.
'내 책을 사람들이 보고 뭘 얻어갈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한 번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돈 주고 작가님 책을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요.
누군가는 내가 아는 맛일 뿐이라고 버티고, 또 누군가는 아는 그 맛을 놓기 힘들어 매번 음식 앞에서 좌절한다.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의식주, 그 단어가 주는 의미들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책을 읽으며 새삼 느꼈다.
맛있는 음식은 잠깐의 기쁨을 주고 큼지막한 후회와 칼로리 남긴다. 나이를 먹을수록 그렇게 느낀다.
여자란 그래야한다는 사회적 잣대에서 해방되는 것은 왠지 여자이기를 포기하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도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천천히 나만의 방식으로 가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러면 살은 덜 빠지지만 훨씬 행복하겠지.
흰쌀밥을 안먹은지 무척 오래됐다. 적은 칼로리로 버텨내야하는 나의 하루는 무척 길고 때로는 고단하다. 날마다 야금야금 무너지는 나의 결심에게 지금도 충분히 괜찮다며 따뜻한 위로를 건내는 것 같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