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을 책갈피에 담다 – 능소화의 기억
8월이면, 제 마음에도 능소화가 핍니다. 동네 오래된 담벼락 위로 조용히 피어난 주황빛 능소화는 계절보다 조금 더 빠르게 여름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저는 그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두곤 했죠. 그렇게 매해 여름, 능소화를 닮은 기억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능소화는 오래 머물러주지 않아요. 너무 예뻐서일까요, 피어 있는 시간만큼이나 지는 순간도 선명하게 남아 늘 아쉬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크레센도의 능소화 책갈피 소식을 들었습니다. 첫눈에 마음이 찌릿했습니다. 이건 그냥 책갈피가 아니라, 여름의 한 조각을 고이 눌러 담은 작은 계절 같았거든요.
비즈가 또르르 흘러내리는 그 소리, 연녹빛 실줄기가 페이지를 스치는 그 느낌… 책을 열면 여름이 피어나고, 책을 덮으면 그 여름이 다시 조용히 잠드는 것 같았습니다. 능소화가 책장 위에 오래 머물러 있는 듯한 그런 착각. 그런 설렘.
책갈피의 줄 하나, 포장지의 색 하나까지 세심하게 닿아 있던 그 마음이 느껴졌어요. 텀블벅에서 받아본 제품 중 단연 가장 기분 좋게 자랑하고 싶은 순간이었습니다.
이 책갈피는 단순히 페이지를 표시하는 도구가 아니라,
지나가는 계절을 붙잡아 두는 마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