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를 남길 때 프로젝트의 좋은 점을 다섯 가지밖에 고를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어떤 옷은 저렴하게 사도 막상 안 입게 되어 돈이 아깝고, 어떤 옷은 비싸게 사도 즐겨 입어서 돈이 안 아깝습니다. 비싸고 매일같이 입을 수 없다 할지라도 꼭 소장하고 싶은 옷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임수현 디자이너님의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저는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비싸다'는 표현도 사실 적절한 표현은 아닙니다. 첫째, 저의 경험치에서 상상했던 두껍고 투박하여 무겁고 불편한 옷이 전혀 아니었고, 둘째, 사진이나 눈으로 보는 것보다 막상 입었을 때 옷의 매력이 더없이 잘 드러났으며, 셋째, 입고 다니는 내내 옷에 대한 칭찬을 듣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치마 기장이 생각보다 긴데 답답하다는 느낌 대신 산뜻하다는 느낌이 들고, 자켓의 뒷트임으로 상체가 펑퍼짐해보일 법도 한데 날씬해보이다니, 생각할수록 신기한 일입니다. 근사한 옷이 있어 이에 어울리는 특별한 일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는 주말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