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 소개
1. 블루 나이트 시티(본품) — 진짜로 밤바다 향기. 여수에 놀러 갔을 때, 밤이 다 돼서 어둑해진 해변가 난간 앞에서 싸구려 횟집 간판 네온사인과 폭죽과 바다를 바라보며 바닷바람을 맞을 때의 그 시원하고 은은하게 짜면서 녹슨 듯한 냄새. 미미하게 쇠 향이 나는 게 포인트 같다. 2. 베툴라 포레스트 — 오! 겨울바람 냄새. 시원하고 그윽하게 달콤함. 딱히 겨울바람 냄새 외에 표현할 말이 없다. 3. 휴애리 수국길 — 청초~상쾌~ 느낌의 생화 향기. 약간 샴푸향 같기도 하고, 맡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20대 초 청순한 여성에게 어울릴 느낌. 4. 카멜리아 템플 — 좀 더 성숙하고 살짝 무거운 동백꽃 향. 초가을부터 뿌리면 좋겠다. 킁카킁카 5. 아카시아 마운틴 — 봉투를 열자마자 향이 확 풍겼다. 진짜 자연 아카시아향. 예전에 맡아본 다른 아카시아 향수보다 훨씬 풍성하고 향기로운 느낌이었다. 6. 모닝 캄 — 아침에 정원으로 나가면 맡을 법한 약간의 찬기와 이슬 느낌, 짙지 않은 풀 냄새. 첫인상은 베툴라포레스트랑 비슷한데, 달콤함이 더 적고 풀 느낌이 강한 것 같다. 각각 아침 공기 냄새의 봄/겨울 버전 느낌. 7. 양재동 꽃시장향 1 그린 플로럴 — 신선한 바나나 냄새..? 진짜 생화 같고, 진한 풀내가 난다. 개인적으론 1이 양재꽃시장 향과 가장 가깝다고 느꼈다. 2 오렌지우드 플로럴 — 약간 우디하고 스파이시한 꽃향기. 3 알데하이드 플로럴 — 무거운 느낌. 나한텐 좀 부담스러운데 그렇다고 인위적이거나 독한 느낌은 없었다. 4 머스크 플로럴 — 더 찐하고 따뜻포근하고 은근히 관능적인 생화향. 시향해본 향들 중 불호인 향기는 두 개밖에 없었고 대체로 다 구매하고 싶을 만큼 좋았어요. 맡으면서 샴푸 향기 같다고 느낀 향들이 많았는데, 향이 다들 자연스러워서 그런 것 같아요. 사람한테 이 향이 나면 무의식적으로 ‘어 샴푸향기 좋다’라고 생각하게 될 것 같은 그런 자연스러움이네요. 사진은 그림들이랑 잘 어울려서 같이 찍어봤어요.
처음에 뿌렸을 때 그린노트의 시원함 때문인지 시트러스 계열이 들어갔나 착각할 정도로 상큼한 향이 느껴지고 가까이서 맡으면 스파이시한 향이 은은하게 느껴져요. 시원함과 약간의 스파이시가 합쳐져 피톤치드 가득한 숲 속 한 가운데 서있는듯해요.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편안해지는 향이라고 할까요? 허브와 라벤더가 느껴져서 심신이 안정되는 느낌이예요. 베개 뒷 편에 뿌려두고 자면 아주 꿀잠을 잘 수 있더라구요. 잔향이 아주 포근하니 저는 이 향수를 베개에 뿌리고 향기에 파묻혀서 포근히 자려구요. 후기는 300자까지라고 해서 이만 줄여요ㅜ
중학생때 향수 선물을 받아본 적이 있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향수를 구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실 제가 처음은 샴푸 향기로 시작해서 -> 페브리즈 -> 섬유유연제 -> 바디미스트 -> 향수(!!!) 까지 오게 된 것인데 어린시절에 향에 대한 좀 그런 기억이 있었나봐요.. 떠올리려면 기억은 안 나지만,.. 그냥 제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가봐요.. 놀림이라도 받았는지.. 아무튼 그래서 향수를 구매하고 싶은데 백화점은 비싸고, 그렇다고 그냥 쇼핑몰에서 사자니 뭔가 사고싶지 않은 기분이 들어서 그냥 바디미스트의 단계에서 연명하고 있었습니다. 문득 나무향(자연의향)을 맡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편백관련 제품도 써보고 했는데, 캘리잉크관련해서 깔아놨던 텀블벅에 향수도 있는거예요?! 몰랐죠.. 디자인 관련으로만 구경했으니까요. 그래서 구경하다가 플레이스센트님을 알게되었어요. 마감 2~3일 전이었던거같은데 상세페이지 읽고 1일 정도 고민했어요.. 당시 적자상태여서.. 이걸 사도되나, 지출이 ㅋㅋㅋ...후덜덜했거든요. 근데 결국 뭐.. 질렀죠.. 저에게는 화이트카드(신용카드)가 있으니까요. 제목에 '시트러스'와 '우디러버들'이라는 단어가 쏙 꽂혀서 들어왔는데 다른 분들의 리뷰부터 제품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들도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두근두근 결제를 마치고 나주~웅에 제품이 도착했을 때는 얼마나 집에 가고싶었는지 모릅니다... 시향지도 아까워서 바로 팔에 뿌리고 향을 맡았는데 참 좋더라고요. 물론 생각하던 완전 나무향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저는 이 향이 좋습니다. 청량한 기운이 감도는.. 어디 넓은 초원에 드러누워서 산뜻한 풀향을 폐 안에 가득 담고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향이 좋아서 샤워하고나서까지도 한번 가볍게 뿌려주면 참 기분에 산뜻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지인들한테도 자랑하면서 향 맡게 했는데 대다수의 지인들이 좋다고 해줬어요. 다음에도 펀딩하시게 되면 믿고 구매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의 처음을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팔로우 꾹 하고 자주 놀러올게욤(=´∇`=)
일단, 근래 펀딩한 향수중에 가장 만족스럽다는 요약을 깔고 시작하겠습니다. 후원한게 뿌듯할 만큼 좋은 향수를 받아서 되도록 감상을 자세하게 알려드리고 싶어요. 감탄해서 적다보니 글자수가 턱없이 모자라요.. 나머지는 사진을 봐주세요. 솔직히 말하면, 긴가민가했어요. 지금까지 텀블벅에서 후원한 자연계 향수중에 마음에 드는 향수가 거의 없었거든요. 정확하게는 작가님들만의 개성을 즐기기에는 더할나위없이 좋았지만, 온라인에서 향수구매를 하는 특성상 쓰인 설명이나 비유만으로는 향을 떠올리는데 한계가 있다보니.. 예상 못미치는 향에 조금은 실망했던 기억이 더 많았습니다. 제 민감한 코가 비명을 지르거나 자연계라기에는 살짝 인위적인 터치가 느껴져서 아쉽거나... 것도 그럴게, 어릴적부터 부모님이 화원 일을 하셔서 양재꽃시장엔 살다시피 했거든요. 진짜에 익숙해서 그럭저럭인 수준으론 만족하지 못했던거예요. 개인적으로 우리 기억에 정형화된 향보다 자연계 향을 묘사하는데 더 난이도가 있다고 느껴서 어느 순간부터 후원을 하면서도 기대를 버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되어왔습니다. 그렇게 후원 자체를 잊고있다 상자가 왔어요. 향수를 택배로 받아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상자를 열면 올라오는 잔향이 참 별거 아닌거 같은데 첫인상에 큰 비중을 차지하잖아요. 테이프를 뜯기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별 생각이 없었는데.. 여는순간 나는 잔향이, 혹시, 꽃집에서 포장해온 화분을 집에서 막 열어보셨나요? 정말 딱 그런 향기가 났습니다. 갑자기 기대치가 수직상승했죠. 이때가 근무중 잠깐 택배 받는다고 나온거였는데, 두근거리느라 자리에 돌아와서도 표정관리 한다고 애를 먹었습니다. 그렇게 처음 뿌렸던 그순간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해요. 향료를 어떻게 묘사했고 어떤 무드를 일으키는.. 그런 미사여구는 필요 없었어요. 양재동꽃시장향이 나는 양재동 꽃시장향수. 의도에 무섭도록 충실하네요. 이것보다 완성된 형태와 결론은 없는거 같아요. 저는 그런 의미에서 이 향수가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서)